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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은 어디에 - 익선동, 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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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다.
그럼 기대를 하지 말아야 하는 걸까. 그렇다고 큰 기대를 한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 ̄

핫한 그곳, 익선동


올해는 부지런히 여행을 다녀봐야겠단 생각으로 익선동을 찾았다. 서울이니 당일치기도 나쁘지 않지만, 조금 더 '여행'을 하는 기분을 살려 익선동에 있는 호텔에서 1박을 계획했다. 호텔은 익선동의 낡은 호텔을 리모델링해 만든 낙원장으로, 심심할 때 종종 보는 스테이폴리오를 통해 발견했다. 



작은 호텔 특유의 분위기를 가진 카운터

보통의 여행이 그러하듯 가고 싶은 장소가 곧 여행지로 결정이 되는데, 다른 이들이 '맛집'이나 '관광지'가 우선이 되는 것과 달리 나는 숙소, 즉 머무는 곳에 따라서 여행지로 선택된다. 이미 몇 차례 방문한 적 있는 익선동을 첫 나들이 장소로 잡은 이유는 이곳에 머물기 위해서다. 



오래된 여관을 부티크 호텔로, 낙원장

엔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방 열쇠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낙원장은 익선동의 오래된 호텔을 도시재생기획팀 '익선다다'가 리모델링해서 만든 공간이다. 청년창업가, 설치디자이너, 공간기획자가 힘을 모아 만든 이 호텔은 익선동이란 동네가 주는 분위기에 이들의 세련된 솜씨가 만나 예쁜 공간으로 탄생했다. 




예쁜 공간. 

스테이폴리오나 낙원장 홈페이지의 사진을 보면서 나는 그 예쁜 공간에서 머무는 것에 많은 기대를 했음이 틀림없다.



턴테이블 이용료?

늘 사용하는 부킹닷컴에는 낙원장이 없었기 때문에 야놀자로 예약했다. (이후 검색하니, 에어비앤비나 아고다로도 가능하다고 한다.) 토요일에 체크인 일요일 체크아웃으로 금액은 8만 원이었다. 


호텔에 도착하고, 체크인하는데 만원을 더 내면 프리미엄룸으로 옮길 수 있단 이야기가 돌아왔다. 프리미엄룸이 뭔가 싶어 되물으니 턴테이블이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턴테이블을 즐길 수 있단 블로거들의 글을 본 것도 같은데 그게 조금 더 돈을 내야 하는 것인 줄은 몰랐다. 아고다에서 다시 검색해도 '더블'이란 내용만 나오지 방에 대한 부수적인 설명이 없었다. 그냥 휴대폰으로 음악을 틀기로. 


한옥뷰는 어디?

사진상으로도 공간은 좁고, 이불은 쾌적해 보이지 않는다

창밖으로 한옥의 지붕이 보이던 이미지, 이곳에서 머물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것이었다. 익선동에서만 심심찮게 들었던 속칭 ‘한옥뷰’. 그러나 익선장은 5층짜리 건물이었고, 스탠다드룸으로 분류된 내가 묵은 3층 방에서는 앞 건물만이 보였을 뿐이다. 나중에서야 알았다. 한옥뷰를 위해서는 돈을 더 내야 한단 것을. 



겨울에 루프탑? 

낙원장에서 홍보하는 몇 가지 중에 단연코 관심이 간 것은 루프탑. 사실 추운 날씨에 괜찮을까 우려도 했던 것도 사실. 아래에서 루프탑을 올려다봤을 땐 불이 들어와 있었고, 1층 카운터에서(루프탑은 1층에서 선주문을 해야한다) 주문을 할 때도 운영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지 않았기에 제법 따뜻한 곳인가 했다. 


그러나 둘이서 맥주를 4병쯤 마셨을 때 도저히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남은 맥주를 들고 내려왔다. 루프탑에 도착하고 준비해 준 난로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다. 




 ̄ ̄


아쉬움을 남기며

이 글을 쓰는 순간까지도 낙원장은 아쉬움만 남은 공간이다. 화장실의 떨어진 문고리, 무언가가 묻은 커튼, 시들어 버린 식물들, 아침에는 문을 닫아 놓은 루프탑까지. 건조한 호텔, 눅눅하게 느껴지는 시트는 길가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말소리와 함께 밤새 건조함에 몸을 벅벅 긁으며 뒤척일 수밖에 없었다. 


내가 예민했을 수도 있다. 유난히 이날만 그랬을 수도 있다. 아니 내 기대가 커서 일 수도 있다. 
다만 낙원장이 지켜줬으면 하는 것은, 그저 '예쁜 공간'으로만 남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컨셉'도 좋고, '예쁨'도 좋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인 것은 호텔은 사람이 머무는 공간이란 사실이다. 적어도 '따뜻한 배려의 말 한마디'라도 있었다면, 나는 이 호텔이 낙원은 아니었더라도 꽤 괜찮은 공간으로 기억에 남았을지 모르겠다. 



이런 분에게 추천


익선동 창화당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만두/떡볶이를 먹고 싶은 분
익선동 한옥뷰를 보고 싶은 분
턴테이블을 들으면서 호텔에서 하루를 보내고 싶은 분 


이런 분에게 비추천


푹신한 침대에서 숙면을 하고 싶은 분
침대에 누워서 TV를 보는 즐거움을 가지신 분
욕조에 몸을 담그고 반신욕을 하고 싶은 분



정보


스테이폴리오 : http://www.stayfolio.com/
야놀자 : https://www.yanolja.com/
호텔 낙원장 : http://nagwonjang.com/

일정 : 2018년 1월 6일(토) - 1월 7일(일)
금액 : 80,000원(스탠다드룸, 3층)


작성


글쓴이 : 신난제이유    
카메라 : 아이폰 7 / Fo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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