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 보니 별걸 다 포스팅하게 된다. 이름 하여 '전자동 화장실'이다. 집 근처에 있는 바닷가에 바베큐를 할겸 갔다가 발견한 것인데 어찌나 신기하던지. 카메라 들고 사람들 없을 때 다시 들어가서 재빠르게 사진 찍고 나왔다. 이런 걸 포스팅해도 되나 싶지만, 정말 나한테는 꽤 신선한 충격이었던지라 준비했다. 나도 화장실 포스팅은 처음이다;
전체적으로는 메탈 재질의 소재로 이루어진 차가운 느낌의 화장실이다. 손잡이가 보이지 않아 어디가 문인지 알쏭달쏭한 가운데 보이는 버튼과 그림들. 위쪽의 세 개는 Vacant(사용 가능), Occupied(사용 중), Closed(사용 불가)를 나타내며 사람이 없을 때는 사용 가능에 불이 깜박인다. 비어있는 상태에서 밑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화장실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사용 중일 때는 버튼을 눌러도 열리지 않는다.
안은 제법 깔끔하다. 호주의 공중화장실들은 전반적으로 깔끔한 편인데 역시 이 곳도 마찬가지. 장애인도 이용이 가능한 곳이기에 혼자서 사용하기에(?) 꽤 널찍하다. 이제 화장실 안을 본격적으로 살펴보겠다. 식사 중(?)인 분에겐 미리 양해를 구하며..
안에 들어와서 문 옆을 보면 문을 여닫을 수 있는 버튼이 있다. 들어와서 누르면 닫히고 다시 누르면 열리는 식인데, 문이 닫히고 나서 10분이 지나면 자동으로 열리기 때문에 큰 볼일(?)은 신속하게 보지 않으면 안 된다. 처음에는 화장실 칸마다 다 눌러보고 나왔다가 문이 그대로 닫혀서 막상 내 볼일(?)을 보러 들어가지 못한 채 10분을 기다렸다. 흠흠.
화장실 변기는 매우 심플. 무언가 더 설명할 것도 없이 생겼다. 여기서 한가지 주목할 점은 변기 주변을 둘러봐도 도대체 물 내리는 버튼이 안 보인다는 것. 볼일을 보고 나서 정말 나를 당황하게 한 이 '버튼실종사건'은 뒤에 붙은 글만 잘 읽어보면 해결할 수 있는 것이었다. 볼일을 보고 난 후 손을 씻거나 화장실에 아무도 없으면 알아서 물이 나온다는 것. 실제로 손을 씻으니 뒤에서 경쾌한 물소리(!)가 들려왔다. 흠흠.
이 화장실의 가장 재미있는 포인트는 바로 요기! 글씨가 쓰여있는 곳에 각각 손을 가져다 대면 비누가 나오고, 물이 나오고, 바람이 나온다. 많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이렇게 모든 걸 한곳에 모아둘 수 있을 줄이야. 예전에 세면대에서 바로 바람이 나오는 것을 보고 꽤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것도 좋지 않은가!
마지막으로 이 화장실에서 알아두어야 할 사실이 있다면 휴지는 변기 옆에 바로 없으니 미리 준비(?) 하라는 것. 유일한 단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데 손 씻는 곳 옆에 있어서 변기와는 떨어져 있다. 그래서 미리 버튼을 눌러서 휴지를 뽑아서 준비하는 것이 당황하지 않는 길.
어쨌든 볼일을 재미나게 잘 보고 왠지 재미난 경험을 한 것 같아서 다시 들어가 사진을 찍고 만 곳이었다. 모든 사람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어진 공용화장실. 모든 글 밑에는 점자 표시까지 된 친절한 화장실. 호주의 모든 화장실이 이런 건 절대 아니기에 호주에 온다고 다 경험할 수는 없지만, 혹시나 호주 어딘가에서 이런 곳을 발견하게 된다면, 절대 당황하지 말 것! 아주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