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왔다!!! 한국에서 오랜만에 택배가 왔다. 한국에서만큼이나 받으면 기분 좋은 것이 택배가 아니던가! 오늘 온 택배는 친한 대학 선배인 우뎅이 선배가 크리스마스 전부터 보내주려고 했던 것인데, 새집으로 이사를 온 후에 받는 것이 나을 듯 해서 인제야 받을 수 있었다. 무엇을 보내주었나 봤더니 꼼꼼하게 품목을 적었더라는. 책과 과자..패브릭?
사실 택배가 오기 전에 어 느정도 무엇을 보내줄지는 알고 있었기에 우려가 되던 부분이 있었는데 역.시.나. 세관에서 택배를 먼저 뜯어봤다는 종이가 나왔다. 선배가 보내준다고 한 품목에 견과류가 있었는데 분명히 문제가 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 혹시나가 역시나라고 뜯어서 참 꼼꼼히도 확인한 모양이었다. 다행히 봉지에 그냥 넣어 보낸 것이 아닌 공산품이라서 압수는 당하지 않았다.
이것이 선배가 보내 준 택배. 책 다 섯권과 선배가 일하고 있는 견과류 회사(?)의 제품, 그리고 정체모를 패브릭 제품. 작은 상자에 이 품목들이 어찌나 깨알같이 잘 들어가 있는지. 택배 상자를 뜯고 뜻밖에 뭐가 많이 있길래 놀랬다.
요것이 세관에서 택배 상자를 열 밖에 없게끔 만들었던 견과류. 패키지 디자이너인 그녀가 디자인 한 상품인가 했더니 이 상품을 다시 리패키지 하는 것이 그녀의 일. 어쨌든 하루에 먹으면 좋을 견과류는 요즘 마그네슘 부족(이라고 보통 알려진)으로 눈 밑 경련이 일어나는 나에게 꽤 고마운 선물이다. 묘한 이름의 '파밀리아바'는 강정을 먹는 것 같아서 좋았고.
패브릭이라고 적혀 있던 것이 뭘까 했더니 이것이었다. 이사를 하지 않았다면, 크리스마스 전에 도착했을 이 택배가 늦어지면서 뜬금없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어 버렸지만, 제때 도착했다면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며 즐겁게 만들고 있을지도 모르는 노릇이었다. 오물주물 만드는 것에 관심 많은 취향을 배려한 고마운 선물이다.
예전에 선배와 대화를 하면서 '한글로 된 책이 읽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걸 기억한 모양이다. 굳이 여기서 영어로 된 책을 읽는 것도 아니지만, 책을 읽어본 것 자체가 꽤 오래된 느낌이라 포스팅을 하면서도 필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늘 좋은 책을 많이 있는 분이다 보니 자신이 읽은 책 몇 권을 보내주었는데 그냥 봐도 나름 생각해서 고른 책인 걸 알 수 있었다. 주제도 내용도 다 다른 책들, 늘 우리가 대화하며 고민했던 내용이 고스란히 책에 묻어 있었다. 이런 세심한 사람 같으니라고.
그리고 가장 고마운 것은 조그만 글씨체로 가득 채워 보낸 이 손 편지다. 언제 받아도 즐겁고 고마운 이 손 편지는 선배가 제주도 여행을 갔다가 중간에 쉬려고 들린 정자 밑에서 쓴 것이었다. 제주도를 가 본 적이 없는 나에게 그곳의 향기를 가득 담아 보내 준 고마운 엽서. 자신의 꿈과 포부를 가득 담은 이 엽서를 읽다 보면 나에게도 용기가 선배에게는 응원을 보내고 싶어진다.
저 멀리 한국에서 날라 온 고마운 택배, 포스팅을 빌려 다시 한번 인사를 드린다. 감사합니다. 이 고마운 택배. 이 고마운 선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