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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캠퍼밴의 속은 어떻게 생겼을까? :: 뉴질랜드 캠퍼밴 'JUCY' 이용기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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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캠퍼밴의 속은 어떻게 생겼을까?
뉴질랜드 캠퍼밴 'JUCY' 이용기 2편


앞서 긴 포스팅을 통해 뉴질랜드에서 캠퍼밴 JUCY(이하 쥬시)를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가장 저렴한 캠퍼밴을 빌리려고 노력했고 그 선택은 옳아 굉장히 좋았다는 것이 한 줄 요약으로
이제 본격적인 캠퍼밴의 내부 이야기를 이번 포스팅을 통해서 해 볼까 한다.
평소 캠퍼밴을 봤던 분이라도 우리가 빌린 이 조그만 캠퍼밴은 좀 신기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자, 또 한번 기대하시라.




일단 온라인으로 예약을 마치고 공항에 도착해서 마중 나온 차를 타고 쥬시 사무실로 간다.
몇 가지 서류를 작성하고 빌리고자 하는 GPS와 스노우체인에 대한 설명을 간단히 듣고
그밖에 이런저런 설명을 듣고..(듣긴 하지만, 무슨 말인지 다 알아듣는 건 어렵다. 그냥 눈치로..) 열쇠를 받는데
예약을 하지 않고 미리 온 사람이 차를 먼저 갖고 가는 경우가 있어서 우린 예상 시간보다 조금 더 대기를 해야 했다.




칼같이 여행계획을 짜놨다면 조심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것.
차를 반납하고 나면 그 차를 바로 다음 사람에게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점검을 하고 청소를 한 후에 내어주는데
약속한 시간보다 늦게 반납을 하는 사람도 있고 그 전에 온 사람이 차를 먼저 빌 려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
그래서 두 번째 차는 청소를 막 끝낸 차량을 받기도 했다. 이런 부분은 예상하고 이해해야 할 부분.
자, 그럼 본격적으로 캠퍼밴을 살펴보자.



 2명이서 사이좋게, JUCY Cabana



뉴질랜드 여행의 반 이상의 시간, 그리고 남섬을 여행하는 동안 이용한 것은 2명에게 딱인 JUCY Cabana란 차량이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차량을 고쳐서 만든 거라고 볼 수도 있는데 딱 필요한 것만 들어있는 캠퍼밴이다.
이 차를 선택하면서 기존의 캠퍼밴에 대한 고정관념을 많이 바꿀 수 있었다. 



꼼꼼하게 체크해야 할 차량의 스펙

 
홈페이지를 보면 차의 스펙이나 내부 사진에 동영상까지 꼼꼼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미리 살펴보는 데 문제가 없었다.
정말 이 차로 뉴질랜드를 돌아볼 수 있을까란 의문도 들었지만, 실제로 작아서인지 굉장히 아늑하단 것이 장점!




01. 평범한 앞좌석

앞좌석은 보통의 차량과 큰 차이가 없다. 기대했다면 실망했을지도? 
그렇지만 캠퍼밴으로 여행을 하는 동안 가장 많이 시간을 보내는 곳이 바로 이 앞좌석이었다. 
늘 먹을 것부터 음악을 항시 갖춰놨어야 했고 가이드북과 지도가 여기저기에 가득했다.
나중에 점점 쌓이고 쌓여서 아주 지저분해지기도 했는데 무언가 차가 집이 될 수 있단 사실을 실감하기도 했다.




02. 트렁크 대신 키친이!

그렇다면 보통의 차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그 정답은 뒷문을 열면 알 수 있다.
트렁크가 있어야 할 부분에 부엌의 역할을 할 조그만 싱크대와 냉장고, 가스버너가 들어있기 때문.
어머, 이거 왜 이렇게 귀여워.란 말이 절로 나왔던 캠퍼밴의 매력 포인트이자 차 안에서 요리할 수 없어 실망했던 부분이기도.


나의 로망은 캠퍼밴 안에서 요리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 캠퍼밴을 선택할 때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다.
그렇지만, 역시 '저렴하다'는 점에선 포기해야 할 부분 중 하나였고
여행을 하며 요리는 거의 우쿠가 했기에 딱히 고민할 필요도 없었던 것 같지만. ^^;



 차를 타고 가다 보면 덜그럭덜그럭 소리가 나서 깨질까 걱정했는데 전혀~

기본적인 조리도구와 냄비 그릇은 차량에 있어서 따로 준비할 것은 없었다. 가스버너에 들어가는 부탄가스 정도?
물을 통에 받아두면 조그만 개수대에서 설거지도 할 수 있지만, 차가 무거워질 것 같고 나중에 그렇게 모인 더러운 물들을
다시 호스를 연결해서 빼주는 번거로운 작업도 해야 해서 웬만해서는 설거지는 차에서 하지 않았다.


계속 지내다 보면 이 작은 차에서 생활하는 몇 가지 요령이 생기는데
설거지를 줄이기 위해 분식집에서 그런 것처럼 접시에 비닐을 씌우고 냉장고가 먹는 차량 배터리를 아끼기 위해 
추운 밤에는 전원을 꺼두기도 했다. 채소는 이미 잘게 잘려 있는 냉동채소를 산다든가. 
이렇게 여행을 하면서 부족한 건 채우고 귀찮은 건 간단하게 하는 등 요령 있게 하는 법을 익혀 나갔다.



 나름 정리된 상태랄까...;


03. 짐칸이었다가 침대였다가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는 짐이 좀 많은 여행객이었다. 
요리를 안에서 할 수 없다란 이유 말고 한가지 마음에 걸렸던 건 자기 위해서, 자고 나서 늘 짐정리를 해야 했단 것.
좀 번거로운 일일 수밖에 없었지만, 이것도 하다 보니까 익숙해져 요령이 생겼다.
침대를 접었다 폈다가 하는 것이 일이니까 그냥 펴 둔 상태로 그 위에 짐을 가지런히 두는 걸로 결정한 것.





침대 아래에서 어느 정도 집 수납이 가능해서 작은 짐이나 먹을거리는 여기에 보관했다.
캐리어와 그밖에 자주 꺼내야 하는 짐은 그냥 침대 위에 올려두고 바로바로 사용할 수 있게 했고.
침대로 만들어지는 건 흔히들 생각하는 쇼파침대를 상상하면 되는데, 평소엔 좌석으로 사용하다가
잡아당겨 피면 두 명이 눕기에 적당한 침대 매트리스로 변한다.
이불과 배게 또한 캠퍼밴에 준비되어 있지만, 겨울은 날이 쌀쌀하니 담요를 하나쯤 준비해도 좋을 듯하다.



 흠흠흠..


차 안의 크기가 어떨까 싶어서 누워봤다.
키가 178cm인 우쿠도 편하게 누울 수 있는 정도라 자고 일어나는 것엔 그다지 문제가 없었다.
다만 하나 생각해 둘 점은 접이식이다 보니까 골이 생기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에 허리를 두고 자면 다음날 상당히 힘들다.
그래서 처음엔 좌석 쪽으로 머리를 두고 자다가 이튿날부턴 싱크대 쪽으로 머리를 두고 잤다.


그리고 7월은 사무치게 춥진 않지만, 여전히 쌀쌀할 때라서 음료수 페트병을 몇 개 준비해서 보온 물 주머니로 사용했다.
이게 별거 아닌 방법 같아도 따뜻함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다음 날 아침까지도 뜨끈하게 잘 수 있었다.
처음엔 한두 개이다가 나중엔 세네 개로 바뀌어서 아주 후끈후끈하게 자곤..




잘 때 누가 쳐다보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모든 창문에 커튼이 달려 있으니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커튼까지 다 치고 이불에 쏙 들어가서 컴퓨터로 그 날 찍은 사진을 구경하면서 키득거리거나 영화를 본다거나
내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무엇을 볼지 미리 계획을 짜는 게 뉴질랜드 여행의 마지막 일과이곤 했다.


차에는 사실 작은 스크린이 달린 DVD 플레이어도 달려 있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질문하는 걸 계속 잊어서
결국 여행하는 동안 플레이어를 통해서 영화를 감상하는 건 못했고 갖고 간 노트북으로 감상했다. 편하긴 이쪽이 더..



 여행 살림의 반은 먹을 것


9일간의 여행을 끝내고 다시 남섬 여행의 첫 시작이었던 크라이스트 처치로 돌아왔다.
이제 남은 5일간의 여행은 앞선 포스팅에서 말한바 있는 'Relocation Special(재이동 서비스)'를 이용해서 다른 차로 여행한다.
풀 보험을 한 덕에 차량을 반납하는 건 굉장히 간단했다. 몇 km를 달렸는지 체크하고 기름을 꽉 채워 두었는지만 확인한 후
바로 다음 차가 준비되는 대로 내어준다. 보험을 들지 않으면 여기서 굉장히 꼼꼼하게 체크한다.



 4명이서 타도 좋을, JUCY Condo



그렇게 2인승 캠퍼밴을 반납하고 우리가 받은 차는 최소 2명 최대 4명까지 탈 수 있는 JUCY Condo.
이전 차와 비교해도 확실히 높이가 달라졌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는 이 차를 처음 받고 당황한 건
운전석이 높아서 지금까지 봐오던 시야가 달라졌다는 것인지라 처음엔 속도도 내지 않고 조심조심해야 했다.


거기에 큰 캠퍼밴 차량을 운전하면서 조심해야 할 것은 시내에 장을 보러 가거나 할 때 주차 공간의 높이를 확인해야 했다.
가장 꼭대기에 주차를 하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지하의 경우엔 높이의 제한이 있어 늘 조심해야 한다.




 2층이 생겼다!!


높이가 달라진 부분에는 취침할 수 있는 부분이 한 곳 더 생겨서이기 때문인데 위아래 두 곳에서 잘 수 있기에
총 4명이 여행을 함에 있어 큰 문제가 없지만, 성인 4명이 자기엔 조금 벅차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이 차량이 하루에 5달러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과 본격 캠퍼밴같은 느낌이 물씬 난다는 것만으로 흐뭇했다.



 꼭 해 보고 싶었던 아침 햇살 받으며 컵라면 먹기


01. 역시나 큰 차이가 없는 앞좌석

앞좌석은 보통의 차들과 큰 차이가 없고 이전의 Cabana와 비교하면 넓어졌고 수납공간이 많아졌다.
그 덕에 음료수나 카메라 렌즈 등을 놓아둘 공간이 많아졌고 컵라면도 먹을 수 있는 작은 식탁으로 활용도 가능했다.
이미 9일간 작은 차에서 보낸 시간이 익숙해져서였는지 처음엔 넓어진 공간이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방 한 칸 있던 집에서 두 칸 있는 집으로 이사 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02. 한층 넓어진 공간

확실히 공간이 넓어져서 굉장히 편했다.
높이가 높아진 것은 위에 잘 수 있는 공간이 하나 더 있어서인데 우린 잠은 위에서 생활은 아래에서란 기준을 정했다.
거기에 처음엔 뒷좌석에 앉을 이유가 없어 매트리스도 다 펴서 아예 접질 않고 다니는 걸로 바꾸었다. 이쪽이 더 편했기에



 본격 돼지우리(?) 캠퍼밴

이전 캠퍼밴에서는 곳곳에 수납해야 했던 짐을 다 꺼내어 둬도 될 만큼 공간이 넓어져서 굉장히 편리했지만,
운전하다가 뒤를 돌아보면 그 짐들이 열심히 굴러다니고 있어 한 번씩 짐 정리를 다시 해야 할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래도 이전에 비해 넓어진 것만으로 조금 편하게 움직일 수 있는 건 어찌나 좋던지.



 아름다운(?) 모델샷


03. 잘못하면 머리를 콩 침대

아래에서 자면 이래저래 편하게 잘 수 있지만, 짐을 내려두자는 의견일치로 잠은 위에서 잤다.
이 차량을 이용할 때 2가지 선택을 할 수 있는데 위에서 자느냐, 아래에서 자느냐 하는 것.
우리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잠을 자기 위해서 짐을 정리하고 하는 과정을 줄이고자 했고
반대로 잘 때 불편한 게 싫은 사람들은 짐을 위쪽에 올려두고 아래에서 자는 방법을 선택해도 좋을 듯.




04. 캠퍼밴요리의 로망을 이룬 키친

이 차량의 가장 좋은 점은 역시 키친이 안에 있다는 점이었다. 내가 꿈꿨던 가장 큰 로망이기도 한.
추운 밤에도 밖에 나가지 않고 안에서 음식을 해 먹을 수 있고 요리를 하면서 내는 열기로 캠퍼밴 안이 따뜻해지기도 했다.
안타까운 건 가득 채웠다고 들었던 가스가 하루 이틀 사이에 똑 떨어져 요리를 마음껏 못해 먹었다는 것.
나중에 다시 충전하긴 했지만, 이미 여행은 끝나가고 있었기에 아쉬움이 컸다. 더 많은 걸 해 먹었음 좋았을텐데..


이 캠퍼밴 역시 모든 조리 도구 및 이불과 배게 등 있을 건 다 있었던지라 따로 사야할 것은 없었다.
혹시나 따로 필요한 것이 있다면 미리 차량의 스펙에 적힌 내용을 꼼꼼하게 살펴보면 좋을 듯하다.




이 두 대의 차로 뉴질랜드의 남섬과 북섬을 열심히 돌아다녔다.
두 차 중 어느 것이 묻는다면 장단점이 있어서 어느 하나 딱 짚어주긴 그렇지만,
한줄로 요약하면 기동성은 Cabana가 편리성은 Condo가 뛰어나다.
그래도 어느 게 더 좋아요라고 궁금해하는 분들을 위해서 깔끔하게 정리해 보자면..


[쥬시 캠퍼밴 Cabana vs Condo]

1. 빠르게 많은 곳을 둘러보려면 Cabana!
기름값은 당연히 소형인 카바나가 덜 먹는다. 그리고 기동성도 뛰어나다.
콘도는 오르막에서 심하게 속도가 처지는데 아무리 밟아도 시속 45~60km를 넘어가질 않아서 차가 고장 났나 의심했다. 그런면에서 카바나는 굉장히 빠르다. 

2. 추운 겨울 편하게 다니려면 Condo!
키친이 안에 있다는 것은 여러모로 편리하다. 물론 콘도도 나가서 LPG 가스를 켜주고 꺼주고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적어도 카바나처럼 아예 나가서 요리를 해야 하진 않는다. 

3. 저렴한 가격에 다니려면 Cabana!
하루에 25달러. 당시 콘도는 하루에 40달러는 했던 걸로 기억한다. 기본적인 가격차이와 보험료 또한 카바나가 더 저렴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재이동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다면 아마 콘도를 사용할 일은 없었을 듯.

4. 전기충전을 하려면 Condo!
이후에 홀리데이파크를 설명하면서 한 번 더 이야기할 생각이지만, 카바나는 전기충전을 차에서 할 수 없는 차량이었다. 그걸 여행을 시작하고 2일 뒤에 알게 되었고. 그에 반해 콘도는 홀리데이 파크의 파워사이트Powersite에서라면 차 내에서 전기충전이 가능했다. 카메라와 노트북 휴대폰을 충전하기 위해 카바나를 사용하는 9일 동안은 콘센트를 찾아 헤맸다.


이렇게 정리를 하고 나니 이제 드디어 뉴질랜드 여행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도 든다.
아, 홀리데이파크 이야기도 남았지만, 그건 차차 하는 걸로. 여행기를 기다리는 이들이 많으니. ^^;


덧_ 내가 차를 빌릴 당시만 하더라도 쥬시의 차량은 2종류였는데 현재 4종류까지 늘어났다. 
조금 더 간소해진 차량과 조금 더 화려해진 차량인데 선택의 폭이 늘었으니 꼼꼼하게 비교해서 선택하면 좋을 듯.



[뉴질랜드 캠퍼밴 선택과 관련해서 복습]
:뉴질랜드 여행은 어떤 캠퍼밴으로? :: 뉴질랜드 캠퍼밴 'JUCY' 이용기 1편 http://sinnanjyou.tistory.com/248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 사전]

1.아이사이트(iSITE)
 : 뉴질랜드 여행의 모든 자료가 있는 곳. 한국에서 가져온 정보보다 쓸만한 것이 넘쳐난다.
2.투디그리(2° 2Degrees) : 이번 여행에 사용한 통신사. 선불 방식의 유심을 사서 충전해서 썼다.
http://www.2degreesmobile.co.nz/home
3.쥬시(Jucy) : 이번 여행에 사용한 캠퍼밴 회사. 당시 하루 렌탈비가 25달러. http://www.jucy.co.nz/
4.뉴질랜드 달러(NZD) : 뉴질랜드는 자신들만의 화폐를 사용하고 NZD로 표시한다. 호주에 비해서는 낮은 환율.
5.비수기 : 4월부터 10월이 비수기로 알려져 있고 여름 휴가철을 피하면 저렴한 항공료도 구할 수 있다.


[뉴질랜드 14박 15일 일정이 궁금하다면]
: 그래, 이 맛이야~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 프롤로그 http://sinnanjyou.tistory.com/209




이 뉴질랜드 여행은 2013년 7월 11일부터 30일까지 14박 15일간의 여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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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 © 2013 신난제이유 / 사진 및 글에 대한 불펌을 금합니다.
오타 및 잘못된 내용의 수정과 관련해서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Camera : Panasonic GF-1,  GX-1 (신난제이유) / Olympus OM-D(우쿠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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