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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관찰하기 : 기록하는 일상이 주는 힘, 진지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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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잘 하는 방법이 있다면?

 

챙겨보는 몇 안 되는 콘텐츠 중 가장 최근에 구독한 유튜버가 있다. 기록하는 법에 대한 콘텐츠를 소개하는 유튜버 '진지우기'님. 깔끔한 영상 편집과 깊이 있는 내용으로 '기록'이란 콘텐츠를 맛있게 다루는데, 커뮤니티 '압구정멘션', '용기클럽' 협업으로 오프라인 강연이 열려 냉큼 신청했다. 

 

 

차와 만년필이 함께하는 강연

강연이 열린 물수튜디오는 한번 가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강연 덕분에 방문할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조명 아래 멋진 소품들이 있는 곳. 기록 강연을 듣기에 어울리는 멋진 공간이 아닌가. 블렌딩 하여 내어 준 헛개가 들어간 차도 먹기 편해 좋았다. 

 

아직도 다이어리 손으로 쓴답니다

 

우기님이 나눠주신 오롬의 시필지와 함께 만년필도 놓여 있어 편하게 사용해 볼 수 있었다. 지금 쓰는 다이어리가 만년필로 쓸 경우 번지는 터라, 한동안 만년필은 넣어두었는데 내년 다이어리는 만년필을 쓸 수 있는 것으로 바꾸어 볼까 싶기도 하다.

 

 

타인의 일기를 떳떳하게 보는 시간

우기님이 직접 써온 기록 또한 볼 수 있었다. tvN 유퀴즈온더블록에 나왔던 배우 박보영은 일기장을 금고에 보관한다고 말했듯 나 또한 내 일기를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은 무서운 일. 그런데 타인의 일기장을 이렇게 살펴볼 수 있다니 정독하면 안 될 것 같고 약간 흐린 눈으로 쓱 쓱 살펴만 봐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진지우기님의 지난 관찰들이 담겨져 있는 일기

 

사람은 변화하니까요. 이 일기 속에 쓰여진 나도 지금의 내가 아니니까요. 보셔도 됩니다. 

 

단단한 생각과 말이었다. '변화하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강연의 끝트머리 쯤에도 나오는데, 그럼에도 일기를 공개하는 건 역시 대단한 용기처럼 느껴졌다. 일기 속 나는 변화하고 있지만, 그래도 공개하기엔 조금 많이 부끄럽네. 

 

 

우리는 왜 기록을 해야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신을 관찰'하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강연 내용에서 다루는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지식이 인문학, 뇌과학, 종교학 등을 광범위하게 포괄하고 있어서 사실 포스팅 몇 줄로 소개하기엔 부족하다. (그러니 진지우기님 유튜브를 추천!)

 

 

 

 

막상 기록을 하려고 하면 '무얼 써야 할지,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찾아온다. 우기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계절, 상황에 맞는 옷 고르기가 있듯 기록 또한 나만의 상황과 계절이 있다고. '카테고리'로 분류한다면, SNS나 블로그에 작성하는 타이피스트, 손으로 쓰는 걸 좋아하는 라이티스트, 녹음 방식을 선택하는 레코디스트, 그리고 아티스트가 있을 수 있겠으나! 사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형식은 오직 단 하나다. 바로..

 

 

압축하고 확장하라

이 개념을 듣고, '와-'하는 감탄사가 나왔다. 진지우기님의 강연을 들을 때마다 단순히 '방법'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방법이 도출되기까지의 과정, 즉 '배경'에 대한 이야기가 덧붙는데 내가 유튜브 영상을 매번 챙겨보게 된 것도 그 내용이 매우 흥미롭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오늘 강연을 준비한 진지우기님

 

기록을 '압축'과 '확장'의 개념으로 설명한 것도 그중 하나.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압축하고, 확장할지 생각해 보는 것이 기록에 필요하단 이야기였다. 그런 압축과 확장의 기록방법으로 알려주신 것이 키워드를 쓰고 그에 대한 설명을 쓰는 '코넬식 노트필기법'과 페이지를 반반 나누어 쓰기, 주석 달기. 

 

앞서 말했듯 사람에 따라서 그에 맞는 기록법이 있기 때문에 소개해 준 방식이 맞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이도 있을 것이다. 이건 본인이 직접 기록을 하면서 맞추어 나가면 되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압축과 확장을 반복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같은 레고, 다른 느낌

아니, 너무 어려운 것 아니에요? 그런 생각이 들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자연스럽게 그 방법을 알고 있다. 단순히 오늘 이 강연 자리에 어떻게 왔느냐는 질문에도 본인의 생각으로 압축하고 확장, 그리고 정리해 대답하기 때문. 기록도 그런 연장선상에서 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우기님은 이 부분을 '생명의 다양성'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모두가 같은 레고 조각을 갖고 있지만 다른 모양을 만들어 낸다는 것. 그것이 인간이 가진 위대한 능력이며 그 레고 조각이 언어와 문장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까지 글을 쓰면서도 사실, 강연 내용을 잘 정리했다고는 볼 수 없어 아쉽다. 다만 중요한 건, 기록은 사람마다 동일할 수 없고, 우리는 우리만의 이야기를 써내려 가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나를 쓰자

기록을 하다 보면 자신을 너무 파고들거나, 혹은 자신을 방관하는 경우가 생긴다. 진지우기 님은 이 부분을 주의해야 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나를 조정하려 들지 말고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족스러워. 오늘 나는 마침내 진정한 내 모습을 발견했어. 빛나는 타입이야"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진정한 자아는 마치 음악처럼 늘 움직이는 삶의 흐름이며, 변화하고 움직이고 실패하고 괴로워하고 배우고 빛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당신은 글쓰기와 삶 모두에서 자유롭고 경솔하고 새로운 실수를 계속해야 하며, 그 실수들에 초조해하지 않으면서 그저 계속 나아가고 더욱 많이 써야 한다.
브렌다 유랜드 <글을 쓰고 싶다면>

 

나를 관찰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무서운 일이다. 언젠가 일기를 쓰다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눈치를 보며 필터에 거친 내용으로 적고 있단 생각을 했다. 내가 쓰는 일기장인데도 자기 검열을 했던 것. 그렇기에 진지우기님이 강연의 마지막에 했던 이야기는 앞으로 기록을 해 나가면서 계속 떠올리게 되지 않을까 싶다. 

 

안 좋았던 일도 쓰세요. 되고 싶은 게 아닌 지금을 쓰세요. 
진지우기

 

 

아침마다 일기를 쓰면서 스스로 변화하고 있다고 느낀다. 조금 더 깊이 있게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건 요 근래의 일. 강연을 듣고, 유튜브를 본다고 당장 나를 발견하고 뭔가 깨우칠 수 있는 건 아닐 거다. 그렇지만 오늘도 쓴다. 나 자신을 바라보면서.  

 

 

키워드 노트


 

 

덧붙이는 이야기


1. 꾸준히 오래 쓰고 싶다면? 

"무드" / 장비 / 쓰는 법 
써야 하는 이유는 거시적이고 쓰는 이유는 미시적이다. 글을 쓰게 하는 내게 맞는 환경을 만들어 주자. 

 

2. 깊이 있게 잘 쓰고 싶다면? 

무드 / 장비 / "준비" /쓰는 법

핸드폰을 치우고, 5분 정도 명상을 하고, 주 1회 정도는 손이 아플 정도로 오래 써볼 것.

 

 

 

참고


 

진지우기

게으른 완벽주의자, 자기 계발 실패 경험 다수 보유, 일기 쓰기 20년 차, 의미 탐구자

www.youtube.com

진지우기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jinji_ugi
진지우기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ugi.s_journey/
압구정맨션 : https://www.instagram.com/apgujeong_mansion/
용기클럽 : https://www.instagram.com/yonggiclub/
물수튜디오 : https://www.instagram.com/mul.sutudio/


글쓴이  신난제이유
카메라  RIcoh GR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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