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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미네이션을 보러 도쿄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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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2월의 도쿄를 좋아한다. 

4계절을 일본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벚꽃이 피는 봄의 도쿄도 나쁘지 않겠지만, 어쨌든 나에겐 도쿄를 간다면 겨울이라고 말할 정도로 도쿄는 확실히 겨울이다. 왜냐, 12월의 도쿄는 어딜 가도 빛이 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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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일루미네이션은 어디가 좋은가

도쿄에서 일루미네이션을 보기에 가장 좋은 곳은 어디일까? 약간의 검색(?)만 해도 이에 대한 대답은 후두두 쏟아진다. 같은 질문에 일본에 사는 지인에게 추천받은 곳은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와 '마루노우치'. 그리고 개인적으로 찾아간 곳은 '마루노우치'와 '롯폰기 힐스' 그리고 '미드타운'. 이 외에도 도쿄 곳곳에서 일루미네이션을 볼 수 있기에 12월의 도쿄여행을 계획한다면 지역에 맞추어 일루미네이션 하나 정도는 꼭 넣어보길. 



도쿄일루미네이션 2017-18
https://www.timeout.com/tokyo/things-to-do/tokyo-illuminations


마루노우치에서 시작해, 롯폰기에서 마무리

일명 '방향치의 일루미네이션 투어'를 어디서 시작하면 좋을지 고민하다 향한 곳은 지인이 추천한 마루노우치로 근방인 롯폰기까지 보기에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적은 이동, 많은 일루미네이션'을 보고 싶다면, 이 루트를 추천. 

12월 초의 도쿄는 오후 5시가 넘으면 해가 저물다 보니 도쿄역에 도착했을 땐 이미 주변이 어두워져 있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일루미네이션을 보기엔 최적인 시간. 


illumination spot 1 
마루빌딩, 커다란 트리 

나카도오리로 향하는 길 도중, 빌딩 안에 커다란 트리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얼핏 검색에서 꽤 큰 트리가 있다고 했던 것이 이것인가. (사실, 이것이 아니다. 내가 본 그 트리는 KITTE라는 빌딩에 있다고 한다.) 냉큼 건물 안에 들어가 구경하는 사람들 틈에 꼈다. 



천장에서 내려오는 빨간 털실 볼과 작고 큰 크리스마스트리,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나카도오리의 풍경은 도심에서 느낄 수 있는 크리스마스 풍경이란 생각이 든다. 평소엔 북적이는 거리가 불편하기만 했음에도 오늘만은 좀 다르다. 

연이어 종소리와 함께 시작하는 일루미네이션 쇼. 5분 남짓 되는 시간동안 소리와 빛이 만들어내는 순간이 무언가 벅찬 감정을 불러일으켜 뭉클함을 느끼기도 했다. 


illumination spot 2 
마루노우치 나카도오리 

가로수길을 따라 거리가 반짝인다. 굳이 반짝이지 않았어도 매끈하게 정돈된 길, 12월엔 이렇게 한층 아름다워진다. 모든 이들이 휴대폰을, 카메라를 들고서 사진 찍기 바쁜 곳, 나 또한 셀카봉을 꺼내 열심히 찍었다. 

일루미네이션은 이렇게 평소와 다름없던 길을 자연스레 사진을 남겨야 하는 곳으로 만든다. 


illumination spot 3
롯폰기 힐스, 모리타워 

다음 일루미네이션을 보기 위해 향한 곳은 롯폰기 힐스로, 우선 식사를 가볍게 마치고 모리타워 주변을 걷기 시작했다. 도쿄타워 보기 위해 찾는 이들이 많은 곳이다 보니, 이곳에선 일루미네이션은 물론, 도쿄타워를 함께 사진에 담을 수 있다. 

또한, 입장료를 내고 전망대를 올라가도 좋고, 시간을 잘 맞추어서 TV아사히 방송국 내를 둘러보는 것도 가능하니 일루미네이션만으로 부족한 이들은 좀 더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다. 


그녀들이 미안하다며 다시 찍어준 사진

모리타워 내 정원에 사진스팟으로 만들어 놓은 하트 일루미네이션에서 사진을 찍었다. 커플들 틈바구니에서도 꿋꿋하게 사진을 찍어주고 찍고. 내가 찍어준 도쿄타워를 끼워 넣은 사진이 마음에 들었던 것인지, 다시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한 이도 있었다. 아니 굳이 뭘 그렇게까지. 


illumination spot 4
롯폰기 힐스, 케야키자카도오리

개인적으로 도쿄 일루미네이션의 최고를 손꼽는다면 개인적으론 여기, 롯폰기 힐스 케야키자카도오리(けやき坂通り)다. 오르막길 가로수를 따라 가득한 하얀 불빛은 '도쿄 일루미네이션'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다. (올해 일루미네이션은 삼성 갤럭시가 스폰서인 관계로 파란 불빛이 섞였다.)

멋진 일루미네이션 쇼는 없지만, 영화의 한 장면 같단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신호에 따라 움직이는 차들과 츠타야에서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악이 뒤섞여 이곳만의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 조금 먼 곳에서 바라봐도 좋고 가까이 서서 보아도 좋은 곳이 여기다. 



illumination spot 5
미드타운

이곳에 간다고 했을 때, 일본에 있는 지인은 변화가 없다는 말을 했다. 그러고 보면 몇 년 전에 봤을 때나 다시 봤을 때나 '우주 대폭발(내 맘대로 붙인 이름)'의 주제인 것은 그대로다. 그러나 이곳의 일루미네이션 쇼는 음악과 빛의 깜박임으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드타운의 일루미네이션은 이맘때쯤이면 늘 많은 이들이 몰리는 장소 중 하나다. 크리스마스 즈음 찾게되면 도쿄 한복판에서 서울 불꽃축제와 다를 바 없는 상황을 만나게 될 수 있으니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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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가 넘는 시간부터 시작한 일루미네이션 투어는 숙소에 도착하니 9시가 넘은 시각. 사실 체력만 더 남았으면 에비스 가든플레이스까지 가 보고 싶었는데, 후퇴했다. 12월의 도쿄의 분위기에 취하다 보면 이번 여행마저도 무리 아닌 무리를 할 것 같았기에.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도쿄의 12월을 이렇게 만나니 확실히 좋았다.



설명


JR도쿄역(마루노우치) - 록폰기역(록폰기힐스, 미드타운) 

마루노우치에서 10여분 걸어 히비야역에서 히비야선(지하철)을 타고 이동

록폰기힐스에서 미드타운은 도보로 이동



롯폰기힐스 : http://www.roppongihills.com.k.nt.hp.transer.com/

도쿄 미드타운 : http://www.tokyo-midtown.com/kr/
2017 일본 일루미네이션 정보 : https://illumi.walkerplus.com/



작성


글쓴이 : 신난제이유 
카메라 : 아이폰 7 / Foo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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